오계숙_Ke-Sook Lee

Earth, Tree Woman

2018, 4월 1일-4 월20일

Opening: 2018.04.04 pm4-6:30

자아에 눈 뜬, 여자 인간으로, 희생적인 어머니로, 창조적인 예술가로 쉼 없이 살아낸 78세 여성 작가 오계숙은 작품의 내용과 형식에서 나날이 혁신을 통해, 자신 만의 예술세계를 만들어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서 나고 자라, 미국서 생의 대부분을 보낸 작가는, 인류 사상사 속 페미니즘이 일렁일 때부터 거대한 파도가 되기 까지, 동시대의 삶을 살아내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심화 시켜 왔다. 지난 작품 들이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해 탄생한 작품 들이었다면 이번 전시 작품들은 사유가 더 심화된 여성성의 우주적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빈티지 손수건(행주ㆍ레이스 뜨개질 소품 등 옛날 여자들의 물건) 들에 더해진 오계숙의 '바느질-드로잉'은 여러 지역의 이름 없는 여인들과 함께 시간을 거슬러 공동 작업 한 작품이다. 대부분 눈물과 땀으로 적시었을 그것들이지만, 때론 유혹의 손수건으로, 첫 아기를 기다리던 아기 이불로 추억의 심연에 고이 모셔졌던 이것들을 통해, 오계숙은 옛날 여인들과 만난다. 한 귀퉁이에 고운 수를 놓으며 창조 하는 뿌듯함을 느꼈을 여인들, 실타래가 레이스가 되는 마술을 할머니 어머니로부터 배워서 창조의 목마름을 적셨을 그 여인들을 기억 하고 기념 하고 싶은 작가는, 그 안에서 여인들의 꿈을 읽어내어 그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작가의 드로잉을 바늘과 실로 더하고, 그 여인들의 예술 노동을 종이 찰흙으로 떠내 작품의 일부가 되게 한다.
깃털 같이 가벼운 재료로 작품 어딘가에 늘 숨구멍을 뚫어 놓는 그의 작품은, 한지에 뚫고, 섬세히 실을 역어 흔적을 표현했는데, 그 앞을 무심히 스쳐 지나가도 미세한 바람결에도 일렁인다. 찰나의 순간을 영롱하게 살고 비눗방울 처럼 터져 사라져버린 수 많은 여인들의 젊음과 웃음소리의 흔적일까?
나아가 작가는 결국 더 큰 여성성으로 회귀한다ㆍ 만물을 길러내고 죽음까지도 덮어서 다시 생명으로 틔워 내는 흙-여인ㆍ나무-여인으로서, 손수 만든 한지 위를 춤 추듯 자유롭고 편안하게, 작가의 몸짓을 먹과 초록으로 그대로 옮겨 담는다.
오래 전 괴테의 통찰력이 새삼스럽다.
파우스트 마지막 문장-영원한 여성성 이 우리를 끌어 올린다

아트링크 대표 이경은